태화스토리

태화복지재단과 함께하는 태화인들의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우리집은 아미동입니다.

2015.12.04
조회수 681

 

우리집은 아미동입니다.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 아미맘스 손정미님 수기

 

 아미맘스 단체사진

 

아미동에서 태어나서 자란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싫었던 적이 있었다.

비탈진 고지대에 위치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계단이 있는 우리 동네.

아미동에서 내 자식들을 키운다는 상상은 꿈에서도 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일은 알 수 없다고  나는 지금 아미동에서 두 딸을 키우고, 마을 만들기 사업에 동참하면서 만족하고 편한 삶을 살고 있다. 사실 결혼하고 아미동을 떠나리라 생각했지만, 연로하신 부모님께서 삶의 터전을 옮길 수가 없다고 고집하셔서 형제 중에서 제일 막내인 내가 함께 살게 되었다. 태어나서 자란 곳이기에 동네 어르신들의 추천으로 통장까지 하게 되어 마을에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되었다.

 

발표하는 모습사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통장을 하게 되면서 이웃의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주변 환경의 변화에도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 그 결과 아미골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기찻집’이라는 마을카페에서 아미동살이의 재미를 톡톡히 느끼며 살고 있다.

 

봉사단과 함께한 단체사진

 

‘기찻집’에서는 화요일마다 달콤한 쿠키와 빵을 구워서 동네 어르신들과 젊은 주부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처음엔 자신 없어 하던 주부들도 이제는 바리스타가 되고, 제과제빵사가 되어서 아미동에서의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마음 편하게, 쉽게, 재미있게 그 일을 즐기고 있다. 처음엔 젊은 주부들만의 장소인 줄 알고 거리감을 느끼시던 동네 어르신들도 짙은 커피 향에 매료되어 매일 오후에 들리는 동네 사랑방으로 여기신다. 프림을 듬뿍 넣은 커피만 먹다가 시럽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 맛을 즐기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행복미소가 번진다.

 

마을 캠페인 사진

 

 동네 어르신들께 식혜 만드는 법, 김장하는 법, 고추 심는 법 등을 배우고, 젊은 주부들은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 법과 보이스 피싱 예방법을 알려 주며 세대 간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세대 차이 난다고 투덜대던 때는 옛말이고, 옆집 어르신이 관광 가서 약을 속고 샀다는 말을 들은 젊은 주부들이 어르신의 자식이라고 말하며, 어르신들 대신 전화해서 환불해 주기도 하고, 젊은 주부들이 급한 일이 생겨서 외출할 일이 생기면, 어르신들이 택배도 받아 주시고, 텃밭에서 난 각종 야채들을 씻어서 주시기도 한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홀로 계시는 것을 많이 두려워하신다는 걸 알게 된 젊은 주부들이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말벗도우미’가 되어 먼 곳에 있는 자식들을 대신해서 자주 찾아뵙기도 하고 잔심부름도 해주고 있다.

 

나들이 사진

 

아미동에서 살면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생기고, 이모와 삼촌이 생긴다.

나도 누군가의 조카가 되고, 고모와 이모가 되는 동네!

 

아미동에서의 삶은 내 자신이 참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한다. 고장 난 세탁기 때문에 고민이신 동네 어르신 댁에 가서 서비스 센터에 전화 한 통만 해 줘도 “니가 없으면 우짤 뻔 했노?” 하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데, 내가 태어나고 자란 아미동에서 많은 이모와 삼촌들께 칭찬과 격려를 받으며 살기에 오늘도 나는 춤추며 큰소리로 “아미동에서 삽니다.”라고 말한다.

손정미씨 증명사진

글│손정미 (아미맘스)